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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연구실/모든 요리 연구실

카레, 딱 2인분만 만들어 보기 (feat. 골든카레)

by 호랑이 연구원 2020.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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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슴밥 플레이팅

 


 

1. 요리 회차

1회차

 

2. 요리 목적

감자 한 상자가 생겼다. 감자가 아무리 구황작물이라서 보관기간이 길다지만 한평생 보관할 수도 없고 일주일만 지나도 싹이 나오려고 한다.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감자를 삶아 설탕에 찍어먹으니 꿀맛이긴 한데 이렇게 해서는 감자 한 상자를 시간 안에 다 먹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말 부지런히 먹어서 이정도

감자로 할 수 있는 요리야 많지만 손이 덜 가면서 그동안 미뤄왔던 요리들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과연 미뤄온 요리가 뭐가 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던 중 카레가 생각났다. 심지어 유튜브에서 보고 꽂혀버린 민들레식당의 에비카레나 정통 인도 스타일 카레도 아니고 그냥 카레다.

그럼, 왜, 무엇 때문에, 일반 카레를 블로그에 기록할 정도로 뭘 하고 싶은 것인가. 목표는 '완벽한 2인분 만들기'이다. 사실 원래는 '완벽한 1인분 만들기'가 목표였으나 1인분으로 만들기에는 재료들이 너무 소량씩 들어가서 계량하는 것부터가 일이 될 것 같아 나의 수고를 조금이라도 줄이고자 2인분으로 수정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으나 내가 먹을 건데 만들기부터 귀찮아버리면 '즐거운 요리 생활'에 서서히 균열이 가버리고 만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라도 '완벽한 2인분 만들기'가 더 적합하다.

 

3. 출처 및 참고 문헌

반찬 하기 귀찮을 때마다 솥으로 끓여먹던 나의 카레 손맛

 

4. 요리 재료

S&B 골든카레 순한 맛 3조각, 물 500ml

감자 1개, 당근 1/2개, 양파 1개, 카레용 돼지고기 한주먹(120g)

*성인 남자 2인분 기준이지만 나는 다른 성인 남자보다 조금 더 먹는 편이라 만들고 나면 누군가에게는 3인분이 될 수도 있을 양

*아래 링크가 내가 사용한 S&B 골든카레 순한맛이다. 링크를 누르면 쿠팡으로 넘어간다. 파트너스 활동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다.

 

S&B 골든카레 순한맛220g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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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요리 과정

감자와 당근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준비한다. 

 

양파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둔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당근을 먼저 볶아준다. 

 

당근이 어느 정도 익으면 감자를 넣어 볶아준다.

 

물을 넣고 끓여준다.

 

물이 끓으면 불을 중불로 줄이고 카레 조각을 넣어 풀어준다.

 

감자와 당근이 다 익으면 양파와 고기를 넣고 약불로 끓여준다. 

이거슨 마치 마녀 수프?

 


 

6. 요리 결과

군대 배식시간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7. 결론 및 고찰

2인분에 적합한 물 양은 700ml

이 포스팅을 시작한 궁극적인 이유였다. 언제나 그렇듯 한 번에 물 조절을 하지는 못했다. 처음엔 카레 조각 2개와 400ml의 물로 시작했다. 조각 하나당 물 200ml로 퉁쳐서 깔끔하게 정리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끓이면서 카레 상태를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카레가 질퍽했다. 감자와 당근이 익혀가면서 끓이기 때문에 국물 양이 줄어드는 시간까지 생각해서 물 100ml를 더 넣었다. 이제 물 양이 맞는 것 같았다. 

그런데 양파와 고기를 넣으니 또 물 양이 부족했다. 이제는 물을 더 넣는다고 해결될 게 아니었다. 물을 더 넣으면 묽고 밍밍한 카레가 될게 뻔했다. 카레 조각 한 조각과 물 200ml를 더 넣었다. 이 이후에는 더 이상 물과 카레 조각을 더 넣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카레 조각 3개, 물 700ml를 넣었다. 한 조각당 233.33ml를 사용한 셈이다. 사람마다 재료를 얼마나 넣는지에 따라 물 양은 다를 수 있지만 카레에 기본이 되는 감자, 당근, 양파, 고기만 사용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나만을 위한 골든 카레의 정확한 물 양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묵인지 초콜렛인지

 

3분 카레와는 또 다른 맛

어릴 때 집에서 3분 카레나 3분 짜장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곤 했다. 오뚜기는 아무래도 한국 제품이니까 한국인 입맛에 특화된 카레맛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는 골든카레에 비해 살짝 가벼운 맛인듯하다. 

골든카레는 적당히 묵직하면서 달콤하고 옅은 매콤함도 갖고 있다. 특히나 매운 걸 잘 못 먹는 나에게 골든카레 순한 맛은 정말 순해서 먹기 너무 편하다. 그냥 이제는 이 맛에 익숙해졌고, 이 맛이 카레 맛의 기준이 되어버려서 다른 카레가 이 카레 맛보다 짜다. 달다. 맵다. 등 비교가 가능해졌다. 

한 수저에 당근, 감자, 양파, 고기를 모두 담아 올리려 했건만

 

고체라고 잘 안 풀릴 줄 알았지?

요즘은 한국 식음료 제조사에서 다양한 종류의 카레를 내놓고 있지만 먹어보지 않았다. 우선 가루 형태로 된 카레가 생각보다 잘 안 풀어지고 뭉쳤던 과거의 기억이 있어서 카레는 고체 형태로 된 게 마음이 편하다. 카레를 만들면서부터 카레가 잘 안 풀어지면 짜증 게이지가 올라가고 카레가 아무리 맛있어도 카레를 만들면서 생긴 짜증 게이지가 음식의 맛을 저감 시킬 수 있기 때문에 카레를 고를 때는 심리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물론 골든카레가 물이 닿자마자 마법처럼 풀려버리는 제품은 아니다. 하지만 조금 저으면서 풀어주면 카레가 완성될 때쯤에는 남아있던 작은 카레 덩어리들이 말끔히 사라져 있다.

카레가 완성되면 사라지는 덩어리들

 

카레 삼총사

감자, 당근, 양파는 나의 카레 삼총사다. 고기를 뺀 이유는 채소가 아니기도 하고, 너무 필수적인 요소라서 제외했다.

카레에 사과를 넣는 사람도 있던 데 생각만 해도 맛의 부조화가 느껴질 것 같다. 하지만 언젠가는 도전해보고 싶은 재료다. 

당근은 반만 사용한게 함점

 

노브랜드에 카레용 고기도 판다능

카레를 만들 때 고기가 안 들어가면 카레가 아니다. 당연히 고기를 샀다. 카레에 함께 먹을 새우튀김을 사러 갔는데 '설마 고기도 있겠어' 하고 봤는데, 노브랜드에도 카레용 돼지고기가 있었다. 냉큼 집어왔다.

그런데 나의 카레는 모든 재료가 큼직하다. 당근도 큼직, 감자도 큼직, 양파도 큼직. 근대 카레용 고기는 내가 직접 손질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고기만 유아용이다. 큼직해야 씹는 맛이 좋은데 마트에서 고기를 덩어리째 사와 따로 손질하던가 다른 재료를 좀 작게 썰던가 이 점은 좀 보완이 필요하겠다. 

카레용이 아니라 키즈용

 

사랑을 전할 땐 연필, 카레를 먹을 때 백미

쌀을 살 때 뭔가 함께 주길래 함께 넣어 밥을 짓는다. 오독오독한 게 들어있어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긴 하다. 근대 카레를 먹을 때는 백미가 나은 것 같다. 

크기와 식감이 다른 무언가가 씹히니 카레의 집중력을 흩뜨리는 느낌이 든다. 이렇게 말하니 투머치하게 과민한 사람 같지만 굳이 꼽으라면 백미가 낫다는 뜻이고 입 안에서 혼자 굴러다닐 정도로 크게 걸리적거리지는 않는다.

결론은 카레를 위한 최상의 선택을 하라면 백미를 선택하는 게 베스트 쵸이스가 될 것 같다는 뜻이다.

당신은 우리와 함께 갈 수 없습니다

 

8. 총평

나는 맛 내는 데 한 거 하나도 없다. 빨래는 세탁기가 다 해준 것도 같은 이치.

언젠가 이 맛도 물릴 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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