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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Jaime Hayon: Serious Fun)

by 호랑이 연구원 2019.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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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미술관에 가면 사고의 전환이랄까, 기분전환도 되고 새로운 영감 혹은 창조적인 욕구가 생긴다. 미술관에 가는 것만으로도 짧은 여행을 가는 것 같다. 대림미술관에서 하이메 아욘이라는 작가의 전시가 있었다. 작품을 본 적도 작가의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었던 하이메 아욘, 그가 만들어 놓은 세계에 잠시 들어갔다 왔다. 

 


 

모르는 작가의 몰랐던 작품

하이메 아욘, 처음 들어본 작가다. 매일 듣는 멜론에서 무료로 관람을 할 수 있게 해 준다는 배너가 떠 있어서 한 번 봤는데, 작품들이 굉장히 신선했다. 특히 회화가 아니라 조각이나 가구 등이라서 더 편하게 다가왔다. 회화는 왠지 모르겠지만 회화가 주는 엄숙함이 있어 괜히 어렵게 느껴진다. 어느 정도 공부를 하고 작품을 관람해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전시는 경복궁 옆의 대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었다. 토요일에 방문했는데, 사람이 엄청 많았다. 대림미술관 어플을 깔면 각 작품들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다. 나의 경우는 대림미술관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전시회 소개(하이메 아욘, 숨겨진 일곱 가지 사연 (Jaime Hayon: Serious Fun))에서 예습을 어느정도 하고 갔다. 그런데도 현장에서 작품과 설명을 다시 들으니 느낌이 달랐다. 작품들의 느낌이 장난스럽고 개구진 면이 있어 작품 설명도 무겁지 않고 발랄한데 시각과 청각이 일치화된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미술관에서 작품을 대하는 나의 마음도 조금 가벼웠다. 특히나 미술관에서는 거의 사진 촬영이 불가한데, 사진 촬영도 가능했다. 미술관 안에서 사진을 찍었던 일이 거의 없었기 때문인지 이마저도 참신하게 느껴졌다. 

 


 

7가지 색깔, 7가지 공간, 7가지 환상

전시는 7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전시관에는 각 관을 지배하는 색이 있다. 빨강, 노랑, 파랑, 흑백, 어둠 등이 그것 있데, 공간이 분리되어있기도 하지만 원색의 색감이 극명한 대비를 주는 공간들이라서 각 전시 공간의 작품들이 색깔로 명확하게 기억된다. '아, 그 빨간 방에서 봤던 그 도자기!'라는 식으로 말이다. 마치 연극에서 하나의 막이 끝나고 다른 막으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다. 

1 Crystal Passion: 보석들이 열대지방으로 간 이유
2 Modern Circus & Tribes: 아프리칸도 가족의 사연
3 Checkmate: 트라팔가르의 체스 경기
4 Dream Catcher: 상상이 현실이 되는 꿈
5 Cabinet of Wonders: 수상한 캐비닛
6 Furniture Galaxy: 가구가 반짝이는 푸른 밤
7 Hayon Shadow Theater: 아욘의 그림자 극장

Crystal Passion (좌) / Modern Circus & Tribes (중앙) / Checkmate (우)
Dream Catcher (좌) / Furniture Galaxy (중앙) / Hayon Shadow Theater (우)

나는 5번째 전시관인 수상한 캐비닛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냈다. 아무래도 귀여운 동물들을 좋아해서인지 동물들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작품들에 눈길이 갔다. 그중에서도 아래 있는 두 작품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두 발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는 새 'Hope Bird'와 쟁반을 들고 있는 원숭이 'Gardenias Monkey Side Table'가 그것이다. 특별히 인기가 많은 작품인 건지 대림미술관 앱의 모바일 투어에서도 이 두 작품들은 따로 설명이 되어있다. 

Hope Bird는 저 멀리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고 한다. 작가 하이메 아욘은 이 작품의 새는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상징이라고 말한다.

Hope Bird를 본 나의 감상은 저 멀리 모험을 떠나기 전 안전한 비행을 위해 풍향과 시계를 확인하는 새의 모습을 표현한 것 같았다. 작품을 바라보는 사람들 각자의 시선은 자신이 처한 현재의 상황이나 본인이 지나온 삶을 투영해서 작품을 본다고 생각하는데, 삶의 풍랑에서 방황하고, 미래를 위해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는 나의 상황이 작품을 보는 관점에 영향을 준 것 같다.

Hope Bird (좌) / Gardenias Monkey Side Table (우)

 


 

미술관을 나와도 작품

모든 관람을 마치고 출구로 가려면 기념품 샵을 거치게 된다. 하이메 아욘의 작품을 이용한 다양한 굿즈와 다양한 종류의 디자인 상품들을 팔고 있다. 귀엽고 이쁘긴 하지만 사놓고도 이쁜 쓰레기가 될 것 같아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건물의 뒤편에 있는 후문을 통해 미술관을 빠져나오게 되는데 미술관의 작별인사가 예술이었다. 프랑스 건축가 뱅상 코르뉴에 의해 미술관으로 리노베이션 되었다고 하는데, 근현대 건축 작품을 보며 관람을 마무리한다는 것이 정말 멋졌다. 

 


 

출처

하이메 아욘 전시 소개 - 대림미술관 홈페이지

하이메 아욘 개인 홈페이지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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