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못 먹는 게 많은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나 때문에 식구들과 식당을 고를 때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 식구들이 한식 메뉴를 먹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럴 때가 바로 그때다. 한식은 매운 메뉴나 나에게는 섬뜩한 메뉴가 많아서 쉽게 손이 안 간다. 여기서 섬뜩한 메뉴란 선지나, 개불 같은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인데, 이마저도 식구들은 너무 잘 먹는다. 식구들은 보신탕도 좋아한다. 그래서 식구들과 한식 메뉴 중 식당을 고를 때면 다 같이 무난하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생선구이집이다. 식구들도 좋아하고, 나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다.
*요리연구원의 입맛 - 좋아함 : 양식, 달콤함, 애기 입맛 / 멀리함 : 매운 것, 간이 센 것, 너무 단 것
있을 건 다 있다, 그 집 생선.
집에서 생선구이를 먹게 되면 고등어나 조기 정도다. 이마저도 어머니가 집에서 구워주지 않으면 잘 먹지 않게 된다. 혼자 살 때 가끔 고등어를 구워 먹었는데, 집 안에 진동하는 냄새, 여기저기 튄 기름까지 손이 많이 가서 큰 맘먹지 않으면 먹기도 싫었다. 손이 많이 가고, 뒤처리는 더 손이 많이 가는 참 귀찮은 메뉴였다.
지혜생선마을은 생선구이집답게 다양한 생선구이 메뉴가 있다. 올 때마다 이것저것 시켜먹어 봤지만 다시 조기로 돌아온다. 익숙한 맛이라서 조기로 돌아오는지 정말 다른 생선보다 맛있어서 조기로 돌아오는지 모르겠다.
하얀 속살, 검은 속살
베이직한 메뉴만 시켰다. 조기 2인분과 고등어 1인분. 집에서 매일 먹던 생선이지만 사서 먹는 건 뭐가 달라도 다르게 느껴진다. 돈 주고 사 먹은 게 맛있지 않으면 억울해서 그런지, 사 먹은 음식이 맛있으면 그 맛있음이 극대화되는 것 같기도 하다.
조기의 짭조름함, 야들야들한 속살, 대가리 빼고 전부 다 발라먹는다. 왜 조기를 발라낸 속살은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건지.. 쉬지 않고 발라낸다. 맛있다. 밥이 술술 들어간다.
고등어도 한입 먹어본다. 역시 짭조름게 맛있다. 등푸른 생선의 등푸름이 잘 안 집힌다. 껍데기도 같이 먹고 싶은데, 살만 야무지게 발라먹는다. 하얀 조기 한입, 검은 고등어 한입. 짭조름함은 비슷하지만, 서로의 식감은 다르다. 번갈아가며 먹어본다.
반찬을 남기지 말자
집밥 느낌의 반찬들, 입이 짧은 나도 한 두 가지만 빼놓고 전부 먹는다. 그만큼 맛있다. 조금 간이 센 편인 것 같지만 못 먹을 정도는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간이 적절할 수도 있다. 같이 먹은 식구들도 간이 적당하다며 맛있게 먹었다. 결국 반찬 투정한 건 나뿐. 투정을 조금 하긴 했지만 반찬도 맛있게 다 먹었다.
한 가지는 많이 짰다, 콩나물국. 콩나물국은 물을 타 먹었다. 하지만 물을 타 먹은 것도 나 혼자. 결국 대중의 입맛에는 모든 반찬이 적절한 간을 유지했던 것으로 결론이 났다. 간을 덜해서 음식을 먹는 사람이라면, 지혜생선마을의 반찬은 조금 짤 수도 있겠지만, '무난한' 입맛을 가진 보통의 한국인이라면 모두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반찬들이다.
지혜생선마을
경기 평택시 조개터로6번길 31-13
매일 11:00 - 22:00
031-65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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