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로 추억하고, 기억을 음미하다
; 영화에서의 라따뚜이
절대미각을 가진 쥐, 레미. 레미는 요리사를 꿈꾼다. 우연히 파리의 최고급 레스토랑에 흘러들어 가게 된 레미는 그곳에서 요리실력이 전혀 없는 링귀니의 친구가 된다. 레미는 링귀니를 통해 쥐라서 할 수 없었던 요리를 할 수 있었고, 링귀니는 레미의 요리실력을 통해 스타 셰프가 된다. 스타 셰프가 된 링귀니는 악명 높은 요리평론가 안톤이고의 간택(?)을 받아 그의 요리를 평가받게 된다. 그때 레미가 선택한 요리가 라따뚜이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순 없지만 그 배경이 장애가 될 순 없다.
라따뚜이는 프랑스의 가정식 요리라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치찌개나 닭볶음탕처럼 일반 가정집에서 흔하게 먹는 요리라는 건데, 영화 속에서는 고급 레스토랑의 메인디쉬로 나온다. 재료의 형태도 가지나 호박 등의 채소를 큼지막하게 썰어내는 일반적인 라따뚜이가 아니라 채소들을 얇게 썰어 낸, 변형된 형태의 라따뚜이가 나온다. 이 라따뚜이를 먹은 안톤이고는 요리왕 비룡처럼 라따뚜이를 먹었던 과거의 추억 속으로 돌아가 어머니가 해주셨던 라따뚜이의 맛을 회상하고 기억을 음미한다. 레미의 라따뚜이를 싹싹 긁어먹은 그는 레미의 요리를 극찬하고 해피엔딩으로 영화가 마무리된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
; 나에게 있어서의 라따뚜이
영화를 보고 라따뚜이라는 음식을 먹어보고 싶었다. 하지만 정통 프렌치 레스토랑을 근처에서 찾을 수 없었다. 영화를 보고 마음속에 라따뚜이를 고이 모셔둔 채로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피자가 먹고 싶어 피자를 주문하던 날, 라따뚜이가 눈에 들어왔다. 비록 사이드 메뉴였지만 피자보다 더 기대가 됐다. 평소에 알던 맛을 먹는 것과 너무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을 처음으로 맛보는 기대감이 같을 수는 없었다.
피자전문점에서 시켜먹은 사이드 메뉴였지만 굉장히 맛있게 먹었다. 나는 고기를 완전히 익혀먹는 편인데, 고기가 레어하게 구워진 것 말고는 너무 맛있었다. 가지와, 토마토, 고기의 부드러운 식감과 토마토소스의 조화가 너무나 잘 어우러졌다. 가격도 사이드 메뉴 50% 할인 이벤트 중이어서 반값에 먹었는데, 맛까지 좋아서 라따뚜이에 대한 첫인상은 백점이었다.
2002년 월드컵에서 관중들이 보여준 '꿈은 이루어진다'는 카드섹션이 떠오른다. 간절히 바라면 이뤄진다는 그 카드섹션이 나에게는 라따뚜이를 만난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만남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지만 끝내 맛보고 말았다.
라따뚜이 만들기
; 참고 - jamieoliver.com, classic ratatouille ; 제이미 올리버의 라따뚜이 레시피를 간단하게 압축
1. 가지와 호박, 피망을 큼지막하게 썰어 오일을 두른 팬에서 중불로 가열한다.
2. 잘게 썬 양파와 마늘, 바질을 넣고 가열한다.
3. 토마토 통조림을 넣고 토마토를 으깨면서 서서히 끓인다.
라따뚜이 (Ratatouille)
감독 : 브래드 버드
출연 : 패튼 오스왈트(레미), 루 로마노(링귀니), 브라이언 데니히(쟝고), 브래드 거렛(구스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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