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부대 안에서 카니발이 열리면 카니발 기간 동안은 민간인들도 부대 안으로 출입할 수 있다. 카니발이 열리면 식구들과 부대에 들어가서 시간을 보내곤 했다. 카니발에는 이런저런 즐길거리들이 많았다. 먹거리도 많았다. 무슨 고기를 먹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정확하게 기억나는 맛이 있다, 미국식 바비큐 소스 맛.
작은 식당
식당은 그리 크지 않다. 서너명이 앉을 수 있는 두 개의 바와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두 개가 전부다. 프랜차이즈가 아니면서 사장님의 철학이 있는 동네의 작은 식당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식당의 입지와 규모만으로도 합격이다. 식당이 즐비한 중심지가 아닌 곳, 부대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주택가에 위치했다는 것도 마음 편히 찾을 수 있게 한다. 식당이 많지 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더 특별한 식당처럼 보인다. 사장님의 자신감처럼 보이기도 하고.
메뉴에서도 보이는 현지 스타일
바비큐 가게니 바비큐가 주된 메뉴다. 사실 그동안 제대로 된 이름도 모르고 먹었던 음식들이었는데, 음식을 먹어보고서야 브리스켓, 폴드포크 등 제대로 된 이름을 알았다. 사실 내가 제일 놀랐던 건 생수, 한국은 당연히 식당에서 물은 공짜다. 그런데 미국식이라 그런지 물도 사 먹어야 했다. 미국 본토에 가보지는 않았지만 영어권 국가에서 살았을 때를 생각해보면 식당에서도 생수를 사 먹었던 기억은 없다. 그래서 이 부분이 미국만의 문화인 건지 궁금하지만, 가게의 분위기를 고려해봤을 때 바비큐라는 음식이 물이 아니라 음료와 맥주를 마시며 함께 하기 좋은 음식이기 때문에 굳이 물을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립, 이건 진짜야
우리가 시킨 메뉴는 브리스켓, 스모크치킨, 폴드포크로 구성된 For Three Flatter와 Full Back Rib. 플레터는 사이드 메뉴를 선택할 수 있는데 프렌치프라이, 코울슬로, 크림콘으로 골랐다.
그동안 립을 먹었던 곳은 패밀리레스토랑. 패밀리레스토랑에 가게 되면 당연히 시키게 되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고정 메뉴, 립. 패밀리 레스토랑의 립이 맛이 없지는 않지만 살짝 가벼운 듯한 인상이 있었다. 하지만 스모크 타운의 립은 그동안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먹었던 립이 아니라 정말 미군부대 안에서 먹어왔던 진짜 '미국식' 립이었다. 호주에서도 먹어보고, 한국에서도 먹어왔던 립이지만, 스모크 타운의 립은 미군부대 안에서 먹었던 진짜 그 맛이었다. 겉은 바삭 속은 야들야들한 완벽한 립이었다.
스모크 치킨 = 카니발
립이 나오고 잠시 후 나온 플레터, 이 안에서도 부대 안에서 먹던 맛을 찾을 수 있었다. 립과 비슷한 소스를 사용하는건지 립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던 스모크 치킨, 사실 이건 카니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이다. 카니발과 스모크 치킨은 동일한 단어로 느껴질 만큼 나에게 카니발하면 스모크 치킨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스모크타운의 스모크 치킨은 너무나도 맛있었고, 미군부대에서의 맛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당연히 너무 맛있었다. 맛도 맛이지만 속까지 완벽하게 익어있었다.
핸드메이드 샌드위치와 핸드어웨이 브리스켓(온리미)
폴드포크는 함께 나온 식빵과 크림콘, 코울슬로, 양파, 피클로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메뉴를 시킬 때부터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샌드위치로 만들어먹기에 너무나도 좋은 조합이었다. 나중에는 빵이 부족해서 추가해서 더 먹었다. 피클이 너무 맛있어서 피클을 직접 만드신 거냐고 물었는데 피클은 사서 쓰신다고 했다. 다 너무 맛있어서 모든 걸 직접 만들듯한 느낌이었다.
플레터에서 가장 손이 덜 갔던 브리스켓. 내 입맛에는 좀 짜게 느껴졌다. 고기도 나에게는 좀 덜 익은 느낌을 줬다. 개인적으로 고기는 좀 바삭하게 구워먹는 편이어서 그런지 브리스켓은 덜 친근한 맛이었다. 사실 스모크타운의 셰프님이 짜게 만든 게 아니라는 걸 안다. 셰프님은 정석대로 조리했지만 내가 워낙에 간을 안 해서 브리스켓이라는 음식을 짜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리고 나는 안다. 외국친구들은 이 맛에 익숙하다는 걸... 그저 내 입맛이 레어나 미디움레어, 심지어 미디엄으로도 고기를 잘 먹지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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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 이건 진짜야
스모크 치킨 = 카니발
핸드메이드 샌드위치와 핸드어웨이 브리스켓(온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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