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렁탕 육수의 깊은 맛을 위해 알아야 할 기본 이해
설렁탕은 사골, 잡뼈, 양지머리 등을 우려내 만든 한국 전통의 대표 보양식입니다. 그중에서도 설렁탕의 핵심은 '육수'입니다. 육수가 제대로 잡히지 않으면 고기 맛도, 국물 맛도 전부 밋밋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직접 판매하거나 대접할 생각이 있으시다면, 기본부터 체계적으로 접근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설렁탕 육수는 단순히 오래 끓이는 것만으로는 진국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뼈를, 어떤 순서로, 어떤 불로, 몇 번에 나눠 끓이는가가 관건입니다. 지금부터 전통 방식에 기반해 상업용으로도 손색없는 설렁탕 육수 만드는 과정을 3단계로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뼈 고르기부터 시작되는 진한 육수의 첫 걸음
설렁탕에 들어가는 대표적인 뼈는 소 사골(정강이, 넙다리), 잡뼈(등뼈, 꼬리), 그리고 경우에 따라 머리뼈, 도가니까지 포함됩니다. 맛의 깊이를 위해 이들을 혼합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사골: 육수의 농도를 결정하는 핵심 재료입니다. 젤라틴이 풍부해 뽀얀 국물을 만듭니다.
- 잡뼈: 잡뼈는 감칠맛과 단백질 향을 추가해줍니다.
- 도가니: 젤라틴이 풍부하여 점도를 높여줍니다.
- 양지머리: 고명용으로 준비하며, 육수에도 고소함을 더해줍니다.
육수용 뼈는 도축 후 48시간 이내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지방이 많은 부위보다는 뼈 위주의 재료를 중심으로 잡는 것이 국물 맛이 깔끔합니다.
첫날, 불순물 제거와 잡내 없애기 작업

1일 차에는 뼈를 깨끗하게 손질하고, 데치는 작업을 통해 잡내와 불순물을 제거합니다. 이 작업은 육수의 맛과 색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입니다.
- 뼈를 3시간 이상 찬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합니다.
- 큰 솥에 물을 가득 채워 뼈를 넣고 강불로 끓입니다.
- 끓기 시작하면 거품과 핏물이 올라오는데, 이때 바로 뼈를 건져내고 첫 물은 모두 버립니다.
- 깨끗한 물로 뼈를 다시 씻고, 찬물에 다시 담가 1시간 정도 두세요.
이 작업을 통해 잡내가 없는 깔끔한 육수의 바탕이 됩니다.
둘째 날, 본 육수 끓이기 – 첫탕의 진수
이제 본격적인 육수 끓이기에 돌입합니다. 첫탕은 가장 진한 국물로, 이 육수가 설렁탕의 기초가 됩니다.
- 뼈를 깨끗하게 세척한 후, 대형 솥에 물과 함께 넣습니다.
- 물의 양은 뼈가 완전히 잠기고도 10cm 이상 위로 올라오도록 합니다.
- 중불에서 천천히 끓이며, 거품과 기름을 계속 걷어냅니다.
- 끓기 시작한 후 8시간~10시간 이상 약불 유지가 핵심입니다.
- 중간에 물이 졸아들 경우, 반드시 끓는 물로 보충해야 맛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이때 나오는 국물이 바로 '첫탕'이며, 이 육수는 별도 보관하여 가장 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셋째 날, 두 번째와 세 번째 우려내기 – 깊이를 더하다
첫탕을 건진 뒤 뼈는 재활용 가능합니다. 이 뼈를 활용해 두 번째, 세 번째 우린 물을 추가 혼합하면 훨씬 깊이 있는 설렁탕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 첫탕을 뺀 뼈에 다시 뜨거운 물을 부어 같은 방식으로 6~8시간 끓이기를 반복합니다.
- 두 번째, 세 번째 탕은 각각 따로 받아놓고, 첫탕과 블렌딩 비율을 조절하여 맛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 보통은 첫탕 50%, 둘째 30%, 셋째 20% 정도의 비율로 섞어 사용합니다.
- 양지머리는 2~3시간 정도 삶아 따로 건져내고, 설렁탕 고명으로 사용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 솥에서 3단계의 국물을 확보할 수 있고, 국물의 뽀얀 색과 진한 맛을 모두 유지할 수 있습니다.
기름 제거와 보관의 요령
설렁탕 육수는 끓인 후 1시간 정도 상온에서 식힌 다음, 냉장 또는 냉동 보관해야 합니다. 보관 중에는 윗부분에 기름이 굳어지며 자연스레 분리됩니다.
- 기름층은 걷어내고, 맑은 육수만 사용하는 것이 깔끔한 국물 맛의 포인트입니다.
- 냉장 보관 시 3일 이내, 냉동 보관 시 1개월 이내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식힌 육수는 지퍼백이나 밀폐용기에 1회 분량으로 나눠 담아두는 것이 편리합니다.
설렁탕 육수 맛의 핵심 팁 정리
- 핏물 제거를 철저히 한다
- 데친 물은 반드시 버리고, 세척 후 재끓인다
- 중불 → 약불 유지로 10시간 이상 고아낸다
- 물 보충은 반드시 끓는 물로만 한다
- 첫탕~셋째탕까지 따로 받아 사용한다
- 고명용 고기는 따로 삶고 식혀 썬다
- 기름은 윗면에서 제거하고 보관한다
식당용 설렁탕 육수, 대량 조리에 대한 실전 팁
작은 식당에서 판매용으로 육수를 끓일 때는, 대형 솥(RSK-300U 같은 300인용 국솥)을 활용해 한 번에 많은 양을 끓이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 대형 솥은 1회 끓이기에 80~100kg의 뼈가 들어갑니다.
- 시간은 동일하게 최소 12시간 이상 필요하며, 가스보다 증기열 방식이 훨씬 고르게 우러납니다.
- 매일 끓이기보다는 3일 단위로 3탕까지 받아 보관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 장기 보관을 위해 진공 포장기도 함께 준비하시면 좋습니다.
마무리하며, 설렁탕은 시간과 정성의 맛입니다
설렁탕 육수는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좋은 뼈를 고르고, 불순물을 제거하고, 불 조절을 하며 3단계에 걸쳐 끓여내야 비로소 뽀얗고 진한 맛이 우러납니다.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보람도 큰 설렁탕 육수, 정성껏 끓이신다면 드시는 분도 그 진심을 느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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