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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연구실/모든 요리 연구실

수미네반찬 감자채전, 스테인리스팬과 의도치 않은 리조또

by 호랑이 연구원 2020.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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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리 회차

1회차

 

2. 요리 목적

수미네반찬을 봤다. 손맛 좋기로 유명한 김수미선생님의 반찬은 어떻게 다른지 보고 싶었다. 감자채전, 황태구이, 뚝배기달래불고기를 만드는 편이었다. 뚝배기가 없어 뚝배기달래불고기는 패스, 황태구이를 좋아하지 않아 패스, 남은 건 감자채전. 조리과정도 재료들도 간단했다. 집에 스팸도 감자도 있으니 해볼만했다. 김수미선생님이 아들에게 해줬던 음식이라고 하기에 애기입맛인 나에게 가장 적합한 음식일 것 같았다.

바삭한 감자채전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3. 요리 재료

감자 1개, 스팸 100g, 밀가루 6큰술, 물 200ml

* 감자채전 큰 사이즈 한 개 분량

* 수미네 반찬 감자채전은 홍고추와 청양고추도 사용했지만,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해 해당 재료는 생략했다

 

4. 요리 과정

감자를 씻어 껍질을 벗기고, 일정한 굵기로 채썰어준다.

 

스팸도 감자와 똑같은 두께로 썰어준다.

 

부침반죽을 만들어준다.

 

재료들을 섞어준다.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른 후 약불에서 전을 부쳐준다.

 

감자채전은 한번만 뒤짚어서 조리해야한다고 했는데, 전이 후라이팬에 늘러붙어 뒤짚어보지 못했다.

 


 

5. 요리 결과 및 고찰

약한 불에서 천천히 스테인리스팬을 다룰 것

기존에 사용하던 코팅팬은 사용하다보니 조금씩 휘어지면서 완전히 평평하지 않은 상태가 됐다. 그래서 가스레인지가 아닌 인덕션에서는 바닥이 완전히 평평하지 않은 팬이 열을 제대로 받기기 힘들었다. 결국 휘어진 코팅팬은 폐기하고 잘 휘어지지 않는 스테인리스 팬을 사게됐다.

무겁긴 했지만 잘 휘어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열 조절이 쉽지 않았다. 팬을 빨리 달구려고 센불로 조리를 시작하면 팬에 재료들이 늘러붙었다. 볶음 위주의 고기종류는 그 정도가 덜 했지만, 계란후라이나 전같은 부치는 종류는 어김없이 늘러붙었다. 

올바른 스테인리스 팬 예열법은 강한 불에서 뜨겁게 달군 후 약간 식혀 사용하거나, 약한 불에서 10분 정도 예열 후 사용해야한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급한 마음에 팬을 강한 불에서 뜨겁게 달군 채로 바로 조리를 시작해버려서 음식들이 어김없이 팬에 늘러붙곤 했다.

긁어낸 자국이 마치 고대 벽화같다

  

억울한 재사용 기름

처음에는 전이 팬에 눌러붙은 이유가 오래된 재사용 식용유일거라고 생각했다. 한달은 지나지 않았지만 2주정도 지난 기름이었는데, 튀김을 하고 남은 기름이었다. 버리기엔 양이 많고 깨끗해보여 채에 걸려 보관하고 있었다. 제대로된 스테인리스팬 사용법을 모르고 애꿎은 식용유만 탓했다. 

한번 사용했다고 보기에는 너무 영롱한 노란색

 

감자채전에서 리조또로 연금술

팬에 눌러붙은 재료를 긁어내고 나니 양이 많았다. 탄 부분도 팬에만 있었고 감자와 스팸은 아니어서 뭔가 다른 음식으로 해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부침가루가 들어가서 전의 맛이 가미될 수는 있겠지만 뭐라도 만들어서 배를 채워야했다.

갈기갈기 찢긴 감자와 스팸, 온 몸 마쳤지만 맛있는 음식으로 보답하지 못해 미안할 뿐

마침 집에 크림우동(명란없는 크림우동 만들기, 걸죽하지만 가벼운 맛)을 만들고 남은 생크림이 있었다. 밥도 있었다. 리조또를 만들면 좋을 것 같았다. 힘든 전투로 온 몸이 부스러진 감자와 스팸은 리조또 재료로 딱 좋은 사이즈였다. 밥을 넣고 볶아준 후 생크림을 넣어 졸여줬다. 

완성된 리조또를 그릇에 옮기고 치즈를 갈아올리고 파슬리가루도 뿌려줬다. 그럴싸해보였다. 완벽하게 맛있는 리조또는 아니었지만 실패한 요리의 재료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만들었음에 감사했다. 

감자채전만큼은 아니지만 팬에는 어김없이 리조또가 눌어붙어있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6. 총평

생크림아, 감자채전을 리조또로 소생시켜준 너에게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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