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리 연구실/미디어 속 요리

「카모메 식당」 시나몬 롤

by 호랑이 연구원 2019. 6. 20.
반응형

이방인과 원주민 사이의 시나몬 롤

; 영화에서의 시나몬 롤

주인공 사치에는 핀란드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데 손님이 없다. 얼마 전 첫 손님이 되어준 토미를 제외하면 손님은 아무도 없다. 

나이 든 중년 여성 3명이 유리창 너머에서 비어있는 식당 속 사장인 사치에를 측은히 바라보고 떠난다. 사치에는 서두르지는 않지만 얼마 전 친구가 된 미도리와 함께 손님 없는 식당을 위해 메뉴를 개발하고 있다. 그러던 중 미도리에게 내일은 시나몬롤을 만들어보는 게 어떻겠냐고 묻는다. 일본 가정식을 주로 하는 사치에에게 첫 번째 제빵 메뉴였다. 

둘은 다음날 시나몬롤을 만든다. 시나몬 향기는 식당 밖으로 퍼져나간다. 비어있는 식당을 측은히 바라보던 나이 든 중년 여성 3명이 시나몬 향기에 이끌려 식당으로 들어온다. 그들은 커피와 시나몬롤을 주문한다. 그리고 그들은 카모메 식당의 두 번째 손님들이 된다. 

이 영화의 큰 축은 관계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관계의 회복. 외국인에게 서스름없이 다가가는 첫 번째 손님인 토미와 달리, 같은 핀란드 원주민이지만 이방인을 멀게 느끼고 쉽게 다가가지 않던 사람들이 영화 속 중년 여성 3명이었다.

사람마다 편차는 있지만 외국인을 보면 신기해하고 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 외국인을 외국인으로 보는 시선이 생각보다 편하지는 않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배려나 친절일 수도 있으나 누군가에게는 과도한 관심이 되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나 역시 호주 생활을 하면서 원주민들의 배려와 친절, 부담을 모두 느껴봤다. 이민역사가 긴 호주이기 때문에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겪는 낯선 시선보다는 덜 했을 거라 생각한다. 

이방인인 사치에는 원주민의 시선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다가가려고 애썻다. 그런 노력 중 하나가 시나몬롤이었다. 그녀는 이방인인 자신과, 원주민인 중년 여성들과의 관계에 있어 음식으로 그들과의 관계를 좁혀나갔다. 

 

흉내내기도 힘든 제빵

; 나에게 있어서의 시나몬 롤

카모메식당을 보고 시나몬롤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시나몬롤을 만들어봤다. (직접 만들어 본 시나몬롤, 이것은 달팽이인가 빵인가) 레시피를 찾아봤을 때부터 어려워 보였지만 과정이 흥미로웠고 시나몬가루를 대량으로 사놨기 때문에 만들어보고 싶었다.

시나몬롤을 만들고자 했으나 달팽이가 나왔다. 그것도 너무 딱딱한 달팽이. 오븐에서 나온 직후에는 부드러웠으나 시간이 조금 지나니 너무 딱딱했다. 전자레인지에 돌려 데워먹어도 그 부드러움은 찾을 수 없었다. 

제과는 그렇게까지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레시피에서 제시한 재료와 오븐에서의 굽기 시간만 잘 지키면 원하는 결과물이 나온다. 하지만 제빵은 너무나도 다른 얘기다. 레시피에서 제시한 재료, 오븐에서의 굽기 시간을 잘 지킨다고 결과물이 보장되지 않았다. 발효 시간, 발효시 온도, 반죽 질기 등 쉽게 컨트롤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다.

요즘 느끼는 것은, 제과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책이나 영상을 찾아보면서 배워나가고, 이후 더 높은 레벨에 오르고자 할 때는 수업을 들으며 채워나가면 될 것 같다. 반대로 제빵은 기본기를 어느정도 배운 후, 심화과정에 들어가면서부터는 혼자서 연습해나가는 것이 실수를 줄이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이 될 것 같다.  

 

영화 속 시나몬 롤 레시피

1. 계란, 설탕, 카다몬, 이스트를 넣고 섞어준다.

2. 반죽을 만든다.

3. 반죽 얇게 펴서 그 위에 계피가루와 설탕을 뿌리고 돌돌 말아준다.  

4.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패닝하여 오븐에서 구워준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