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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연구실/미디어 속 요리

「리틀포레스트 가을」 시금칫국

by 호랑이 연구원 2019. 6.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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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있던 집, 엄마가 보낸 편지

; 영화에서의 시금칫국

영화 속에 나오는 음식들마다 '0rd dish'라고 해서 영화 속에서 몇 번째 음식인지 소개가 나오지만 시금칫국은 그마저 없다. 시금칫국은 영화에서 가볍게 스쳐 지나가는 국이다. 가을 서리를 맞으면 시금치는 더 달아진다며 주인공 이치코가 논일을 하면서 생각해낸 음식이다. 

영화의 많은 부분에 이치코의 엄마가 나온다. 엄마인 후쿠코와 단 둘이 살고 있고, 엄마가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주던 음식들의 맛을 찾아가는 이치코이기에 엄마의 음식과 엄마에 대한 기억들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시금칫국은 이치코의 엄마가 해준 음식은 아니지만, 집 나간 엄마로부터의 편지가 배달된 장면에서 시금칫국이 나온다. 편지의 내용은 '리틀포레스트 봄' 편에 나온다. 편지에서는 원과 나선으로 본인의 삶을 빗대어 표현한다. 반복된 삶 속에서 얻은 것이 없는 것 같아 좌절했었다고 말하는 엄마. 하지만 일련의 경험들을 통해 실패였다고 생각한 것들이 무의미한 것들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는 엄마.

'원'이 아니라 '나선'을 그렸다고 생각했어. 맞은 편에서 보면 같은 곳을 도는 듯 보였겠지만, 조금씩은 올라갔거나 내려갔을 거야.

검침원도 오고, 집배원도 집으로 찾아오지만, 이치코의 엄마는 편지로 집을 찾았다. 영화 내내 요리를 하며, 엄마를 회상한다. 그 과정 속에서 엄마가 느꼈을 감정을 추측해볼 뿐이었다. 집배원으로부터 편지를 받아 들고, 식탁에 올려둔 시금칫국은 식어가며, 리틀포레스트 가을은 마무리된다. 

 


 

무난한 국

; 나에게 있어서의 시금칫국

국 중에 가장 간단한 국이 시금칫국인가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만큼 시금칫국을 자주 먹었다. 엄마가 마트에서 시금치 좀 사 오라고 할 때면 '오늘도 시금칫국을 먹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직접 요리를 해보면서, 요리라는 게 간단한 건 없다는 건 없다는 걸 알게 됐다. 아무리 간단한 조리과정이라도 시작을 하기가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가족을 위해 삼시세끼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들은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를 연봉으로 따지면 약 3,745만 원이라는 데, 결코 큰 금액이 아니다. (기사 원문 - 전업주부 연봉은 '3745만원')

엄마의 시금칫국은 입 짧은 나에게도 무난한 음식이었다. 적어도 집에서는 무난한 음식이었다. 집을 나와 살면 집에서 먹던 음식들이 그리워진다. 다이나믹듀오가 어머니의 된장국을 괜히 외친 게 아니다. 시금칫국도 집에서 먹던 평범한 국이었기 때문에 먹고 싶다고 조르던 음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무난함이 먹고 싶다.

 


 

영화 속 시금칫국 레시피

1. 된장을 풀고 두부를 넣어 끓인다.

2. 다 끓인 된장국에 시금치를 넣는다. 

 

 


 

 

Daum영화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

도시에서 생활하다 쫓기듯 고향인 코모리로 돌아온 이치코. 시내로 나가려면 한시간 이상이 걸리는 작은 숲 속 같은 그 곳에서 자급자족하며 농촌 생활을 시작한다. 직접 농사지은 작물들과 채소, 그리고 제철마다 풍족하게 선물해주는 자연의 선물로 매일 정성껏 식사를 준비한다. 음식을 먹으며 음식과 얽힌 엄마와의 추억을 문득 떠올리는 이치코에게 낯익은 필체의 편지가 도착하는데..

movi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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