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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 먹는 음식/내돈 내먹 음식

40호베트남쌀국수, 별거 없는데 맛있는, 평택 통복시장 쌀국수 맛집

by 호랑이 연구원 2020.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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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팥죽이 먹고 싶었다. 근처에 있는 본죽에 가면 간단히 사 먹을 수 있었지만 상업적인 맛이 아니라 전통적인 맛을 가진 팥죽을 먹고 싶었다. 결국 전통적인 팥죽을 찾아서 시장으로 향했다. 그런데 팥죽집이 주말이라서 영업을 하지 않았다.

배는 고프고 팥죽집은 문을 닫고, 다른 무언가를 찾아야했는데, 통복시장에 핫한 쌀국수집이 생겼다 하여 겸사겸사 찾아가게 됐다. 모든 발견이 그렇듯 이번 쌀국수도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요리연구원의 입맛 - 좋아함 : 양식, 달콤함, 애기 입맛 / 멀리함 : 매운 것, 간이 센 것, 너무 단 것

*사먹은 음식 - 베트남소고기쌀국수 : 5,000원 / 반미샌드위치 : 4,000원 / 오징어튀김, 새우튀김 반반 : 5,000원

 


 

별거 없는데 맛있는 그런 음식 있잖아

따뜻한 국물이 생각났다. 입맛이 워낙 순하기도 하지만 그날따라 맛과 향이 강하지 않은 순한 국물이 먹고 싶었다. 곰탕집을 갈까 하다가 통복시장에 온 김에 방문해버렸다. 줄 서서 먹는다는 명성에 걸맞은 맛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주문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나온 쌀국수. 15분 정도 기다린 것 같은데 체감은 30분 정도였다. 배고플 때의 10분은 배부를 때의 30분 또는 1시간과 맞먹는다. 가게가 가득 차고 손님들이 줄 서있을 정도로 바빴기 때문에 당연히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었다. 

데코에 신경 쓰지 않은 듯 무심히 흩뿌려진 쪽파, 가지런하지 않은 고기 몇 조각, 맑지만 누르스름한 국물. 꾸며지지 않은 모습이 오히려 신선했다. 한국식당에서는, 정확히 말하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쌀국수집에서는 음식이 참 가지런히 나왔었다.(미스사이공 숯불냉쌀국수, 매콤하고 시원한, 화성남양점) 이곳은 베트남 현지인이 하는 쌀국수집, 이런 모습이 베트남 본토에서 먹는 쌀국수의 모습일까 상상해본다.

 

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

모든 것은 그동안 먹었던 쌀국수와 동일한 재료들이었다. 외형적으로는 비슷해 보였지만 맛은 달랐다. 뭔가 심심한 듯했지만 무작정 심심하지는 않았다. 적당히 심심하면서 적당히 내가 기대한 쌀국수의 맛을 내고 있었다. 미묘했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국물을 싹싹 긁어먹었다. 겨울이어서 몸이 추워서 그랬는지, 쌀국수가 맛있었던 것인지, 전부 흡입했다.

 


 

생긴 것과 다르게 매콤한 반미샌드위치

작년 여름쯤 주변에서 반미샌드위치 먹어봤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베트남 샌드위치라고 해서 그냥 흘려들었다. 베트남 음식이라고 하면 고수가 생각나서 순한 음식을 좋아하는 나와는 맞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0호베트남쌀국수집에서 먹은 반미샌드위치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내게는 조금 매콤한 편이지만 엄청나게 향이 강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채소와 고기가 적당히 들어있었다. 부드러운 바게트를 사용해서 입천장에도 안전하고 식감도 나쁘지 않다. 찾아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먹자고 하면 거절할 정도도 아니다.

 


 

튀김은 역시 튀김집 

내 입맛에는 조금 아쉬웠던 새우튀김과 오징어튀김. 각 튀김을 반반 시켜 한 접시에 두 종류의 튀김이 담겨 나왔다. 웬만해서는 맛없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걱정 없이 시켰다. 

그런데.

베트남의 튀김법을 내가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건지, 한국식 튀김법에 너무 익숙해져 있는 건지. 또 아니면 이 곳만의 튀김법인건지 모르겠지만, 바삭함이 덜하고 간을 전혀 하지 않았는지 심심한 맛이었다.

하지만 베트남쌀국수집에서 쌀국수가 맛있었으면 그걸로 만족이다. 튀김까지 맛있으면 시장에 있는 튀김집 사장님들의 원망을 살 수도 있다. 쌀국수는 40호베트남쌀국수에서, 튀김은 튀김집에서 사 먹자.

 


 

40호베트남쌀국수

주소 : 경기 평택시 통복시장2로9번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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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차이를 만드는가

생긴 것과 다르게 매콤한 반미샌드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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